"금리 인하? 한은 3연속 동결 가능성" 이런 전망 퍼지는 배경, “한국이 이르면 오는 8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참여자는 ‘금리 정점’ 을 이야기하다 ‘금리 인하’ 로 돌아섰다” 며 “한국의 4월 물가 통계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하고 있다는 근거” 라고 전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가스요금이 오르면서 높은 물가 수준이 더 오래 이어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개월 만에 3%대(4월 3.7%)에 진입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란 기존 전망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2월과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3.5% 수준에서 동결하며 과거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금통위는 오는 25일 향후 기준금리 유지 여부를 논의한다.
경제 전문가는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앞서 16일 글로벌 금융사 BNP파리바는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더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가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은이 2024년 1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되는 주요 근거는 여전히 어려운 물가 상황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유지하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3.1~3.2%로 0.1~0.2%포인트 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인상된 공공요금은 물가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1.04원씩 각각 5.3% 올렸다.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하반기 전철 요금을 150원 올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공요금 인상은 대부분의 경제활동 비용과 상품·서비스 가격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임영주 KB증권 연구원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전체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0.73%포인트로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할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며 “한은이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이창용 총재도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와 폭이 물가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특히 하반기 이후의 물가 경로에 대해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일각서 “8월 인하” 전망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단 현재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져 있는 점은 한은의 동결 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한·미 금리 차는 최대 1.7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시장에선 미국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부담이 크지 않다면 Fed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지연할 수 있다”며 “장기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도 시장 일각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점치고 있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하락 흐름을 이어오다 이달 평균 연 3.26%(3년물)를 기록하며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한은이 ‘과도한 기대’라며 일축했는데도 시장은 이를 믿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무라홀딩스의 전망을 인용해 “한국이 이르면 오는 8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참여자는 ‘금리 정점’을 이야기하다 ‘금리 인하’로 돌아섰다”며 “한국의 4월 물가 통계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하고 있다는 근거”라고 전했다. 2023 한국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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