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A 씨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전업 주식 투자자인 B(당시 31세)씨와 성관계를 맺고 돈을 받았다.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만났다. B 씨가 경제적인 지원 명목으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A 씨에게 지급한 돈은 총 73회에 걸쳐 9억3000만원이었다.
조건만남 男에게 받은 9억…법원 “성매매 대가 아냐, 증여세 내라”
이른바 ‘조건 만남’ 상대에게서 받은 9억여 원은 증여세 부과 처분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조건 만남으로 받은 돈이라 대가성이 있어 증여세 부과 대상은 아니라는 주장도 소송 과정에서 나왔는데 법원은 “성매매 대가가 아니라, 증여로 보는 게 타당하다” 고 봤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30대 여성 A 씨가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 청구를 기각했다.
2004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A 씨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전업 주식 투자자인 B(당시 31세)씨와 성관계를 맺고 돈을 받았다.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만났다. B 씨가 경제적인 지원 명목으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A 씨에게 지급한 돈은 총 73회에 걸쳐 9억3000만원이었다.
A씨 는 2011년에 4300만 원의 이자 소득이 생겼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건의 부동산을 취득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세무당국은 A씨에 대한 자금 출처 조사를 실시했고, 이 돈의 출처가 B 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포세무서는 2020년 5월 13일 이 금액에 대한 증여세 5억3000여만 원을 부과했다.
불복한 A 씨가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 결정이 나오자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9억여원은 ‘조건 만남’ 대가로 지급돼 대가성이 있으므로 증여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라며 “특히 5억원은 2008년 B 씨가 미성년자 성매매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뒤 합의금 명목으로 제공한 돈” 이라고 주장했다. 합의금엔 증여세가 붙지 않는다.
그러나 재판부는 “연인 사이의 금전 거래가 맞는다” 라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두 사람이 7억원을 두고 다투던 민· 형사 소송에서 나온 증언이 근거가 됐다. 소송 과정에서 A 씨는 “B 씨에게서 2007년 ‘주식투자 대금으로 쓰라’ 고 2억원을 받았다” “B 씨와 연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 고 진술했고, A 씨는 이 때 승소했다.
행정법원은 이를 근거로 “A 씨는 과거 민사소송에서 주식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증여에 해당한다. B 씨도 앞서 재판에서 연인관계로 교제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금전이 단지 성매매 대가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오히려 교제하면서 증여 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고 했다. ‘5억원’은 합의금 성격이라는 A 씨 주장에 대해서는 “5억원이 합의금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위자료 명목으로 5억원의 거액을 지급한다는 것도 경험칙에 반한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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